리틀 포레스트(Little Forest)

나의 이야기 388

흑산도 비비추 개화

염천(炎天)에 잠시 잊고 있었던 흑산도 비비추가 개화를 했다.여리여리한 보랏빛 꽃이 산들바람에 흔들리며 "저 좀 봐주세요"하는 것 같았다.예쁜 꽃에 발길이 끌려서 한참을 지켜봤다.악악거리는 무더위에도 더욱 선명한, 깨끗한 모습을 보여준다.참 사랑스러운 꽃이다. 꽃에 취해 잠시 더위를 잊어본다.이 맛에 흑산도 비비추를 가꾸고 있다. 황후! 너 최고다.*위쪽과 아래쪽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더위 탓일까?아니면 먼저 펴서 시든 것일까?정답은 주인이 늦게 봤다는 것!

나의 이야기 2024.08.09

작은 숲을 빛내줄 송백류

무료한 산사생활에 유일한 기쁨을 주는 게 있다면 몇 점 안 되는 분재목(盆栽木)이다.보잘것없는 소재지만 모처럼 가꾸는 재미에 빠져 산다.최근 분우(盆友)로부터 송백류 두 점을 구입했다.7전 크기의 직간목인 석화회와 비슷한 사이증의 사어천 진백이 그것이다.손바닥 크기의 나무라고 하는데, 지금 있는 공간에 있는 것은 아니다.과천에 있는 아천원에 맡겼다고 하는데, 하루빨리 내 공간으로 가져와야 하는데....바쁜 일과 탓에 하순 경에 옮겨올 예정이다.한두 해만 잘 가꾸면 볼만한 분재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청짜보는 선물입니다. 철사걸이 했으니 후에 소품분에 올리시면 됩니다"하며응원해 준 분재 애호가에게 감사의 인사를 남기며....

나의 이야기 2024.07.15

선비 수형의 홍송(紅松)

자왈( 子曰) "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야(歲寒然後에 知松柏之後彫也)니라"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측백나무가 뒤늦게 시듦을 알 수 있느니라." 지난겨울 논어 제9편 자한(子罕)의 스물일곱 번째 문장을 되뇌며 추위를 이겨냈다. 소나무와 측백나무는 추운 겨울에도 푸른 잎을 달고 산다. 때문에 공자님은 '좋은 시절에는 소인(小人)과 군자(君子)를 구분하기 어렵지만, 어려움이 닥치면 비로소 군자를 알아볼 수가 있다'고 언급했다. 어떤 이유인지 모르나 소나무를 좋아한다. 아니 사랑한다가 맞는 말이다. 나무 중 으뜸 나무가 있다면 소나무이리라..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고, 사랑하는 나무 역시 소나무다. 애국가 2절에도 등장하니 말이다. 요사이 아래의 선비 수형의 홍송(紅松)에 빠져 산다. 수고 98cm 크기의 ..

나의 이야기 2024.04.09

신록의 계절과 숲 속의 요정들

봄이 찾아왔다. 가지마다 생기가 넘친다. 예쁜 꽃들이 춤을 춘다. 4분의 3 박자의 경쾌한 춤곡인 왈츠에 우아하게 춤을 춘다. 요한 슈트라우스의 '봄의 소리 왈츠'가 봄의 요정들을 깨운다. 칙칙했던 겨울옷을 벗어던지고 가벼우면서도 화사한 봄옷을 입고 춤사위를 벌인다. 쿵쿵 짝 쿵짝하며... 4분의 3박에 실린 봄바람이 선율이 되어 생명을 잉태하고 있다. 잠든 나의 몸도 깨운다. 신록의 계절이 오면서 작은 숲(Little Forest)은 정원이 됐다. 똥손인 나의 손으로 가꿔야 할 몇 그루의 나무들... 설레는 주인의 마음을 눈치챘 듯싶다. 봄바람에 실린 봄의 요정들이 내 나무의 정원사가 됐으면 좋겠다. 그래서 숲 속의 요정들과 매일을 봄날로 만들고 싶다.

나의 이야기 2024.04.07

빛고을 광주로 유학간 노아시 분재

될 성싶은 나무라 구입했다. 2년 남짓 예목원에서 가꿨던 상반시 추몽과 노아시 적성대홍이 그것이다. 문인수형의 나무를 좋아해서 비슷한 모양을 구입했다. 평소 가깝게 지내던 애호가가 예목에 들러 조금씩 다듬어 주었는데, 결국 빛고을 광주로 유학을 떠났다. 그리고 몇 장의 사진을 전송받았다. 오랫동안 나무를 가꾸는 애호가의 손길에 내가 꿈꾸던 수형으로 탈바꿈했다. 너의 변신에 입이 쩍 벌어졌다. 2년 후면 노아시 분재로 봐 줄 만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나의 이야기 2023.10.27

나를 찾아가는 행복한 시간 여행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결을 펼쳤던 이세돌 9단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기고, 지는 것을 다시 한번 스크린화하는 과정을 통해 훌륭한 기사가 되는 것일 테고... 그럴 때 쓰는 단어가 '복기(復棋)'라고... 이 말을 가슴에 새기며 살고 있다. 다 내려놓고 다시 시작하는 내 모습이 왠지 어색하다. 안 맞는 옷을 입고, 이리저리 뛰고 있다. 몸 쓰는 일을 선택한 후 찾은 건강! 작은 행복에 감사하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는 나를 보며 놀라워하고 있다. 어쩌면 잃어버린 나의 꿈을 찾는 소중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 나를 찾아가는 행복한 시간 여행!... 밀린 공부도 하며, 작은 꿈을 찾는데 게을러서는 안 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못 쓰는 글이지만 쓸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에 감사하며...

나의 이야기 2023.08.22

나무는 세월이 흘러야 비로소 보기 좋아진다!

내가 그랬다.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이 안 될 때 훌륭한 나무를 대부분 죽이고, 볼품없는 나무로 만들었다. 그렇게 시행착오 끝에 비로소 기다릴 줄 아는 여유를 나무에서 찾았다. 세상의 모든 일엔 시기(타이밍)에 있다. 적당한 때가 오면 풀리기 마련이다. 작년 돌에 올린 작은 석화회를 지켜보며 조바심을 내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무작정 기다리며 좋은 시기를 만들려 한다. 그럼, 나무는 화답(和答)할 것이다. 나무는 사람의 적당한 관심과 세월이 더해질 때 훌륭한 나무가 된다. 20년 동안 나무와 가깝게 지내며 힘들게 얻은 깨달음이다. 힘겹게 얻은 것일수록 좋게 마련이니...

나의 이야기 2023.08.22

자연의 힘!

죽은 듯했던 모습을 띄었던 쌍간 석화회... 혹시 죽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다. 5월 상순까지는 그랬다. 그랬던 석화회는 신록의 계절, 6월부터 수세를 찾았다. 그리고 지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나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라고... 자연의 힘은 실로 위대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것을 석화회가 보여주고 있다. 짙은 녹색이 주는 건강함과 시원함은 가꾸는 사람에게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자연을 가꾸려는 사람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 그래서 감사함을 갖는다. 오랫동안 함께하자! 네가 허락만 해준다면 꼭 그렇게 하고 싶다.

나의 이야기 2023.07.11

주인을 반기는 석화회와 홍송

정말 많이 일이 있었다. 그 중심에 맞닥드리다 보니 참 힘겨웠다. 부정하고 싶어도, 피하고 싶어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참 야속했다. 귀차니스트도 아닌데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중 하나가 블로그였다. 이마저도 싫어졌다. 그래서 포스팅마저 잊고 살았다. 그러니 방문자 숫자도 뚝 떨어져 그저 그런 블로그로 전락하고 말았다. 10년 넘게 쌓아온 세월만큼 많은 분이 방문해 주셨다. 82만이 넘었으니... 그 소중한 인연을 내려놓을 수없어, 이렇게 몇 글자 적는다. 40여 일이 넘게 나무를 멀리하다 보니 예목 원장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시간 괜찮으면 오늘 나무에 응애약 한 번 주자고... 소나무와 노아시는 응애가 잘 오니 내 손으로 약을 주는 게 낫겠다 싶어 찾았다. 약을 뿌리고 난 후 한 바퀴 ..

나의 이야기 2023.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