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포레스트(Little Forest)

나의 이야기

본사이가 아닌 분재가 바른 표기

heymryim 2020. 5. 12. 10:10

우리나라 분재협회 홈페이지에 이상한 점이 있다. 도메인 주소에 bunjae가 아닌 bonsai가 그것이다.

 우리나라의 분재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이미 삼국시대에도 존재했다는 문헌이 발견되고 있다.

 남의 고귀한 문화를 자신의 것으로 치부하는 일본의 뻔뻔함에 혀를 내두르고 있지만 이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분재협회란 단체도 참으로 이상하다.

 영어로 표기할 때 bunjae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bonsai라고 하는지...

그래서 그런지 분재 애호가들도 자연스럽게 일본의 본사이를 원조로 받아들이고 있다.

 문화는 공산품이 아니다.

그러기에 지켜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은 자손이 지켜야 할 의무이기에 우리의 분별력 없는 수용태도는 소각시켜야 한다.

 일본의 유명한 분재 작가 '기무라 마사히코'와 사진 찍었다며 자랑하는 젊은 분재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씁쓸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그의 분재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의 분재관이 분재의 전부일 수는 없을 터...

왜 그리 그를 최고의 지위를 부여하는지 알 수 없다.

 그리고 분재는 수도자와 같은 조용한 취미다. 시끄럽게, 요란스럽게 할 취미가 아니다.

만약 요란스럽게 한다면 그것은 장사치들과 다를 바 없다.

 "이것은 물건너 온 겁니다. 일본에서 왔습니다. 그래서 비쌉니다."

 난 분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속으로 이렇게 말한다.

"분재원 간판은 왜 달았니? 일본제라고 거품 물고 나무 거품만 잔뜩 넣어 파니...

당신들을 볼 때마다 일제 강점기 민족의 영혼을 갉아먹은 보부상 같은 장사치처럼 보여 전혀 신뢰할 수 없어!"라고...

 그래 농사를 하기에 영세하다고 해서 가끔은 측은할 때도 있다.

하지만 자연을 가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숲 전체를 보는 넓은 시각, 나무를 특별하게 볼 수 있는 심미안 정도는 있어야 당신들을 믿고 분재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우리의 장수매 80%를 수입해간 일본인이 10년 뒤 온갖 재주를 부려 시대감을 잔가지에 넣어 10배 이상의 폭리로 수출하고,

그것을 일제라며 터무니 없는 가격을 받아 애호가들의 눈을 흐려놓는 몰상식한 당신들을 지켜보면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런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얽혀 '분재'를 버리고 '본사이'라고 하는 것은 아닌지? 

문화 사대주의자이라고 표현하기도 아까운 부류의 사람들...

그 몇몇 사람들 때문에 우리의 숨은 분재인들의 소중한 가치관이 크게 훼손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분재는 공산품이 아닌 생물을 다루는 문화다.

문화를 리테일(소매) 서비스업으로 보는 시각으로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분재문화를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없다.

이유는 당신들이 잘 알 거야.

 "물건너 온거면 최고다"라고 말하지 말고, 더 열심히 나무를 가꾸고,

자신의 가치관을 키워 일본을 뛰어넘을 수 있는 실력을 키워봐라. 그래야 우리가 당신들을 믿을 게 아닌가. 

일본의 기무라가 아닌 한국의 이 작가, 김 작가, 박 작가의 작품을 보고 싶다. 

그래야 우리도 기분 좋게 지갑을 열고 그 작품을 애지중지할 게 아닌가.

 분재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이기에 우리 모두가 지키고 더욱 발전시켜야 할 한국의 유산이란 점을 마음 깊이 되새겨 본다.

 

* 아주 작은 우리 해송(8cm 크기)

 

 

* 일본 근대분재 표지 모델로도 손색없는 작품(일본에서 수입한 게 아니라 우리 작가의 손에 의해 오랫동안 관리됐다.

이 녀석을 볼 때마다 우리의 분재도 높은 수준에 와있다는 자부심을 느낀다.

 

 

* 영세하기에 오랫동안 가꿀 수 없지만 장인정신으로 가꾸면 bonsai란 단어보다 bunjae란 단어를 지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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