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龍(청룡)이란 무늬종이 있습니다. 진도 백복륜으로 붉은 신아와 두툼하고 둥근 잎성이 매력적인 무늬동백으로 2014년 등장이래 최고의 정엽 개체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특히 가운데 녹이 진청색이고 녹배율이 일정해 명품 무늬종으로 모두가 인정했던 개쳅니다. 이런 까닭으로 저 역시 자연목에 열서너 방 가지접한 것을 소장하게 됐구요. 이렇게 멋진 무늬종을 구입한 후 한동안 가슴 설레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무늬를 가꾸던 분과 헤어지면서 이 나무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한눈에 봐도 엉성한 것이 뭔가 문제가 많아 보였습니다. 사진으로 봐도 이파리가 엉성해보입니다. 왜 그럴까... 가지를 살펴보니 최근에 잘려나간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이 개체가 고가로 거래되는 무늬종도 아닌데 왜 그랬을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갑니다. 얄밉더라도 이건 아니다 싶은 기분이 듭니다. 아무리 미워도 취미인 무늬를 이렇게 잘라내야 할까 싶을 정도로 섭섭한 기분이 들더라구요. 차라리 가지마름이 와서 태워버렸다면 덜 서운했을 텐데... 이건 정말 아니다 싶네요. 화도 나구요.
그래서 내린 결론 오는 토요일(12월 10일) 무안 전진식물원에 들고가서 확인을 해보려 합니다. 왜 잘려나갔는지?... 가지마름이 와서 잘랐는지? 취미인이 싫어서 엉성하게 잘라냈는지?... 전진식물원 사장님이 처음 이 개체를 붙였으니 명쾌하게 설명하지 않을까 싶어 들고 갑니다.
사람이 좋아서 2년 넘게 관계를 지속했는데... 결국 무늬 마저도 이 지경이 됐다는 사실에 멘붕이 와 하루 종일 기분이 언잖습니다. 내가 도대체 뭔 잘못을 했을까요? 도와준 것밖에 없는데 말입니다. 에이~~~ 그 뒤에 말은 손과 입이 더러워져 안 쓸랍니다. 착하게 살고 싶기에...
* 이 모습이 지난 7월 말 때 제가 직접 찍은 사진입니다. 이렇게 무성했는데...
* 제 비밀정원으로 옮긴 후 오늘 찍은 사진입니다. 엉성해도 너무 엉성해요. 아래 사진은 잘려나간 흔적이 너무나 선명합니다. 너무 많이 잘려나가 속상합니다. 발전해야 할 가지가 뒷걸음질했습니다. 빽도라고 할까... 아니 걸레가 됐습니다.
* 이건 만행(蠻行) 수준입니다.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습니다. 지금 기분이라면 확 엎어버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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