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포레스트(Little Forest)

열매분재

못난이 산감 나무 2주

heymryim 2021. 1. 1. 13:09

한 때 산감 나무에 미친 적이 있었습니다.

아무도 하지 않는 산감 분재에 빠져 미친 듯이 소재를 구했습니다.

2014년으로 기억해요. 아주 우연히 이 소재를 접한 후 산감 분재에 올인했는데...

어쩌면 제 불행의 시작이 열리는 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하지 말아야 했는데 귀가 얇아 결국 산감나무를 손댓다가 폭망에 이르게 된 것이죠.

나무 특성을 전혀 몰랐던 관리자가 좋은 나무를 구입하면

자기 식대로 잘랐다가 형편없는 나무로 만들어 버리기 일수였고, 구입가의 10분의 1 가격도 보전받지 못했고,

산채 한 나무를 구입하면 십중팔구 다 죽어버리는 바람에

손해보전 없이 전부 제 몫으로 남은 것은 사진 속 나무가 전부였어요.

이 나무에 손댓다가 버린 돈만 3천만 원이 훌쩍 넘을 듯싶습니다.

열매 몇 번 열리고, 그해 겨울에 열매 몇 번 따먹은 게 전부였던 기억 외에는 남은 거라고는 달랑 2주뿐...

정말 형편없이 못생긴 나무를 보며 헛헛한 마음뿐이니...

쉬운 나무가 아닙니다. 어쩌면 욕심을 버리고 가꿔야 할 수종(樹種 )이 산감나무가 아닌가 싶어요.

아주 예민한 나뭅니다. 가위질 잘못하면 가지가 죽기도 하고, 철사걸이도 허락하지 않는 나무고,

분갈이하다가 죽기도 하고, 야생에서 나온 나무라고 혹한의 추위를 잘 이겨낼 거라고 생각하면 전부 죽습니다.

6년 넘게 가꾸며 내린 결론은 딱 하나! 고수만이 가꿀 수 있는 분재란 사실!

다 넘겨주고 딱 2주 남은 산감나무를 바라보며 녀석들에게 한마디 합니다.

"못 생겼기에 살아남은 거구나. 고맙다. 신축년(辛丑年)에는 즐거운 일 많이 만들어보자꾸나"

 

* 구입했을 때 정말 좋았던 산감나무를 명목으로 만들어주겠다며 싹둑 가지를 잘라내

5년 넘게 작품료로 1백만원 넘게 지출했으나 결과는 아래의 사진처럼 됐어요.

무안에서 관리하며 옛날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애를 쓰고 있으나 원래의 모습을 찾으려면 5년 정도의 시간 소요.

결국 나무 버려, 시간 버려, 돈 버려... 뭔 짓을 한 건지 참으로 한심하다.

그래서 내린 결론... 좋은 사람을 만나야 맡겨야 한다는 사실!...

최근 제 블로그에 많은 분들이 산감나무와 관련된 컨텐츠를 확인하고 계신데요.

그분들에게 조언 한마디 하겠습니다.

산채 한 나무는 바로 구입하지 마세요. 2년 내에 거의 죽더라고요.

산채 후 활착 한 지 5년 정도 된 나무를 구입해야 안심할 수 있습니다.

말 많은 사람들에게 맡기면 저처럼 됩니다. 나무 잘 만지는 사람들은 절대, 함부로 자르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의 조언을 들으며 산감 분재를 가꾸는 게 정답이란 사실을 알려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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