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다 보면 중심을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정장애가 있어 그런지도 모릅니다.
저 또한 보잘것없는 사람인지라 쉬이 뜨거워졌다가 쉬이 식어버리는 속물입니다.
평소 제 블로그에 가끔(?) 방문해주시는 분이 짧은 흔적을 남기셨습니다.
수석 판매를 한다는 콘텐츠에 말입니다.
이른 새벽에 그 글을 보며 많이 속상했습니다.
아니 왜 이분이 이런 글을 남기셨을까? 의도가 있는 글인가? 하고 말입니다.
돌을 사기만 하다가 팔려고 하니 어려움이 참 많다는 사실에 마음마저 비루해졌습니다.
분명 의도가 있는 글인 듯싶었습니다(결국 본인이 쓴 댓글을 지웠더군요).
하지만 짧은 글을 볼 때마다 동공 지진이 일어날 정도로 혼란스러웠습니다.
제가 산 금액을 바로 적어놓는게 뭔 죄가 되는지?... 새 주인 만나기 어렵겠다고 지적해주시는지...
방생할 수준의 돌도 몇 있다고 충고까지 하시니... 제 신세가 난처해졌습니다.
가격이 적혀 있는 공간에 이런 충고의 댓글은 사실 판매를 방해하는 행위라는 것을 분명히 아실 텐데...
그러고도 글을 남긴 분에게 점잖게 응대하는 글을 남기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사실 지워버리면 될 일인데... 자연스러운게 좋을 것 같아 댓글로 응대했습니다.
그리고 지나가려 하는데 그래도 포스팅 하나는 써야겠다는 마음에, 흐트러진 심경을 정리하며 몇 자 남깁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냥 지나치면 될 하찮은 공간입니다. 팔고 싶다고 팔릴 물건이 아니란 것도 잘 압니다.
그래도 말입니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용기를 내어 글을 올렸습니다.
마음에 안 드시면 그냥 지나치시면 될 일을, 굳이 재 뿌릴 것까지는 없을 듯싶은데...
보이지 않는 공간이라 생각하시고 충고를 포장한 디스인 것!... 잘 압니다.
부디 그 공간에 다시 찾으시면 본인이 남긴 충고의 글을 다시 한번 곱씹어 보시지요.
방생할 존재도 안 될 돌도 있다는 글을요.
혹시 이 글을 보시며 많은 분들이 불편해하실 텐데... 그분들께는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불경기에 기백만 원 하는 돌을 사시는 분들이 계시겠습니까?
백에 한 분 정도 여유가 있으신 분이 계시면 하는 바람으로 제가 산 가격을 그대로 옮겨 적었습니다.
일종의 희망 가격입니다. 설마 가격조율을 안 해드리겠습니까?
후려치지만 않으시면 얼마든지 응대해드릴 여유도 있는데... 말입니다.
아무튼 "싸다 비싸다"를 떠나 짧은 여덟 개의 문장을 보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중심잡기가 참 어렵고 힘들다는 사실을요...
터무니없는 가격에 기가 차고, 화가 나시더라도 그냥 너그러이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며...
길들여지지 않으려 노력해보겠습니다.
그리고 '몇 녀석은 그냥 방생해 버려도 전혀 아깝지 않을 존재들이고요.' 하셨는데...
그 돌이 어떤 녀석들인지 정확하게 지적해주시면 바로 삭제하겠습니다(조용히 오셔서 지적해주세요).
이렇게 받아들이면 될까요? 팔지 말고 초심대로 보듬고 가라고요.
몇 날 며칠 고민해보겠습니다. 어차피 많은 분들이 다 보셨을 테니 말입니다.
귀한 분께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누추한 곳에 귀한 분이 계시면 되겠습니까? 그냥 지나치세요.
방생할 수준의 돌도 많이 있는데 말입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보란 듯이 댓글 남기셔서 저 역시 오해 살 일을 하면 안 되겠다 싶어
'자기중심'이란 제하(題下)를 글을 남깁니다.
그리고 임의 조언대로 제대로 자기중심 잡으며 살겠습니다. 불편하셨다면 용서 바랍니다. '과인님'...
p.s. 바라옵건대 과인님께서 사실 석(石)은 없습니다. 돌들뿐입니다. 그리고 팔 마음도 없고요.
아래의 돌들이 방생할 수준도 안 될 보잘 것 없는 돌로 보셨다면 그 충고 받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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