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시끄럽습니다.
생사(生死)의 기로에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고 있습니다.
나만 그런게 아닙니다.
70억 지구촌 가족이 겪는 일상이자 아픔이기도 합니다.
이탈리아는 하루 만에 475명 사망자가 속출하며 힘겹게 우한 코로나와 싸우고 있습니다.
1,2차 세계대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하는데 겪어보지는 못했지만 그 두려움은 매일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놈의 우한폐렴은 아시아를 넘아 오대양 육대주로 퍼져 전 세계인을 공포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마스크 한 장으로 적게는 3일, 많게는 7일을 견뎌야 하는 지옥 같은 시간을 2달 넘게 보내고 있으니 말입니다.
백신도, 치료약도 없습니다. "걸리면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타이레놀로 이겨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뿐...
돈이면 안 되는 게 없다는 논리를,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보기 좋게 꺾고 있으니 무기력해질 수 밖에요.
하루가 이틀이 되고, 이틀이 한 달이 되고, 한 달이 또 6개월이 되면 이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나무가 뭐고, 돌이 뭐고, 골동품이 뭔가?" 이런 회의감에 남루하고 비루한 기분이 드니...
세상이 시끄럽고 어려워지면 "금을 사 모은다"고 하잖아요.
죽음 앞에 번쩍번쩍 빛나는 황금이 무슨 소용이 있어요. 쓸모 없는 광물 뿐... 금값도 떨어집니다.
코로나 공포에 유가도, 주식도 속수무책으로 떨어집니다.
겪어보지 못한 전염병에 재물도 필요없는 모양이에요.
"할 수 있다"고 외치지만 그것도 잠시 뿐...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올 뿐입니다.
1500원 짜리 마스크 한 장 사기 힘든 이 세상, 그런데 왜 마스크 한 장 제대로 못 사는 걸까요?
길게 줄서서 기다리며 왜 사야 하는지... 오늘도 못 샀습니다. ㅋㅋㅋ
전염병 앞에 한 없이 작아지는 이 더러운 기분 앞에 오늘도 맨몸으로 싸워야 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세상은 이 더럽고 무서운 질병 앞에 공포에 질려 힘든 하루를 또 보낼 겁니다.
경험해보지 못한 두려움에 마스크와 생필품 사재기를 할 거예요. 우리가 한두 달 전에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건강한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하는데, 이 병에 하나둘 쓰러져 간다는 우울한 소식에
아침부터 지지리 궁상을 떱니다.
버티다 보면 분명 좋은 날도 올 거란 희망고문을 스스로에게 하며 몇 자 적었어요.
"오 내 고향, 타라에 가자. 거기에 가면 그이를 되찾을 방법이 생각날 거야. 결국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 테니까"란 오하라의 마지막 독백을 되뇌며 오늘도 견뎌야겠습니다. 조용한 세상이, 분주한 일상이 지난 세기처럼 멀게 느껴집니다.
그 소중함을 간절히 그리며... 모두들 조심하시고, 힘내시란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 아파트 화단에 노란 산수유 꽃이 흐드러지게 폈습니다. 이 녀석은 우한 코로나 공포를 전혀 모르는 듯 무심하게 폈네요.
* 작년 초여름에 구근만 남은 상사화를 땅에 심었는데, 건강한 이파리를 뽑냅니다.
얼마나 보기 좋으면 반대쪽 입구에 심어놓은 상사화를 몰래 깨갔을까?... 그 녀석이 노랑꽃이 피는 상사화인데...
이 녀석은 하얀꽃이 피는 위도 상상홥니다. 그 귀한 녀석이란 사실을 알면 이것도 깨갈 텐데...ㅋㅋㅋ
* 고된 하루를 버티는데 큰 힘이 됐던 고흥운대리 철화찻잔도 부질없는 기분이 듭니다.
이 기분이라면 다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한 때 나를 설레게 했던 무늬동백 '황공작', 욘석이 예쁜 꽃으로 나를 위로해준다. "힘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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