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단풍을 바라보면서 김현승님의 시(詩)가 떠올랐습니다. 학창시절 이 시(詩)를 낭송하며 가을을 노래했는데, 나이 먹고 잠시 잊고 있던 가을을 대표했던 이 시(詩)가 떠올라 올려봅니다. 시(詩)와 사진이 찰떡궁합처럼 어울립니다.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落葉)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謙虛)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肥沃)한
시간(時間)를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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