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개구리를 깨운다는 경칩... 계절은 이렇게 때에 맞춰 오기 마련... 유난히 눈부신 햇살... 지금쯤 비밀정원에 있는 내 나무들도 긴 동면에서 깨어나 원기왕성하게 움직이고 있을 거란 생각을 하니 기분이 참 좋다.
얼마나 이 시기를 기다렸던가? 수세를 올리기 위해 예쁜 분을 마다하고 프라스틱 Pot에 심었던 향나무 50여 그루를 비롯해, 제대로 대접하고 싶었던 소품 황피느릅나무들과 소나무들... 마음 같아선 아주 비싼 화분으로 옮기고 싶었던 주목들... 새순이 탐스럽게 올라온 털진달래 등등...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 나무들을 바라보면 대견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 마저 들게 한다.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말처럼 사연이 있는 나무들... 모두 특별하기에 그에 합당한 대접을 해주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나무만 좋으면 프라스틱 분에 넣어도 그 가치는 빛을 발한다"는 스승님의 말처럼 더 좋은 모습을 위해 인내하는 법도 배우고 있는 나... 그놈의 조급증 탓에 가끔 나를 질책하지만 그 기다림이 때론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힘든 시기를 이겨낸 나무들의 모습에서 더 큰 것을 봤기 때문이다. 자연과 나무가 좋아 마음 속의 비밀정원을 꾸미고 싶어했던 그 마음을 녀석들이 알아는지 강한 생명력으로 봄을 당당하게 맞아주고 녀석들... 급한 녀석들은 여리고 연한 새잎을 틔웠고, 따뜻한 봄햇살이 간지러워서 그런지 꽃망울들이 터지기 직전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하루가 짧게 느껴지는 초보 분재인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녀석들의 모습은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4월 초순 기온으로 올라가는 오늘부터 휴일까지 더욱 힘을 내 더 멋진 모습으로 비밀정원 정원사를 기쁘게 해줬으면... 간절히 바라본다. 그 바람이 현실이 돼 2013년 계사년이 희망의 해가 되길 기원해본다. 개구리도 깨우는 경칩인 오늘... 긴 동면에 빠졌던 나의 나무들도 힘차게 깨어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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