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조형물에 필수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황금분할 비례법입니다. 분재 조형예술에서도 이와 같은 논리에 의해서 수목의 대소, 장단, 방향, 각도, 공간, 배지(配枝) 등등에 이 비율을 더하고 응용하여 작수(作樹)하면 꿈에 그리던 작품성을 실현할 수 있죠. 또 분석 평가에도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되고요. 그래서 팔 하나를 잘라냈습니다. 5년 뒤를 위해 아픔을 무릅쓰고 잘랐습니다.
분재는 자연 수목을 축소 창작한 하나의 관상품(觀賞品)이며 생명체적 예술품이므로 작법에 있어 자연 섭리의 범주를 벗어난 인위적 표출 행위는 금기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나의 예술품을 창조함에 있어 자연미만 추구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그렇다고 분재를 창출할 때 어느 규격 즉, 척도에 맞추어 창작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됩니다.
아래의 재래종 동백 나무를 분에 옮겨 놓았던 사람은 무슨 생각을 갖고 심었을까요? 앞과 뒤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그저 뿌리 솟음이 좋은 쪽을 전면(前面)으로 보고 가지를 가꾼 탓에 20년이 훨씬 지난 지금 팔 하나를 자르는 아픔을 겪게 하니 말입니다. 앞서 설명한 조형미를 대입했다면 관상미와 예술미, 자연미를 두루 갖출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이며, 좁은 시각(視覺)을 가졌기에 아직도 갈 길이 먼 불량분재인이지만 든든한 멘토-, 즉 비밀정원을 더욱 돋보이게 가꿔주시는 우송 서을용 원장님과 전 분재조합장 회장님이셨던 여기동 선생님의 조언을 받아들여 그 부족함을 채우려 결단한 겁니다.
황금분할로 꿈의 나무를 가꾸고 싶은 재래종 동백 나무... 사연이 많고, 아픔도 많아 애틋한 눈길로 지켜봤던 나뭅니다. 밑동둘레도 우람하고 뿌리솟음도 이상적인, 제게 있어 이 나무는 멋진 판타지(fantasy.환상)를 심어준 동백입니다. 한 때 주인의 손길을 제대로 못 받아 가지가 잘려나간 자리에 형편없는 무늬가 붙어 다 떨어지는 아픔까지도 겪었는데요. 이제 다시 출발하려 합니다. 꿈의 나무를 위해 말입니다.
* 처음 이 나무를 구입했을 때 전면부를 이쪽으로 봤습니다. 그런데 모두가 이쪽 아닌 반대쪽을 앞으로 봤어요. 제가 구입을 결정했던 이유는 이쪽을 전면부로 보고 우측 가지를 잘라내 가꾸려 했습니다. 모두가 미친놈 취급을 했지만 말입니다.
* 전 소장자와 가꾼 사람들은 이쪽을 앞으로 봤습니다. 이유는 뿌리 흐름이 좋았기 때문인데요. 가지의 흐름과 배열이 형편없습니다.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웠습니다.
* 그래서 이렇게 연출했습니다. 지금은 어색하고 낯설지만 다시 시작하면 좋은 나무로 제 정원을 빛내줄 거라 확신하고 잘랐습니다. 보기가 훨씬 더 좋습니다. 이제 잘만 견뎌주면 명목(名木)으로 저를 기쁘게 해줄 멋진 분재수(盆栽樹)가 돼줄 거예요. 아래의 나무 전면붑니다.
* 아래의 사진이 후면부이구요.
긴 내용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 여러분에게 당부시켜드리고 싶은 거는 딱 하나... 관리자를 잘 만나야 한다는 겁니다. 자르는 건 순간, 후회는 평생입니다. 황금분할 운운했던 이 나무는 결국 관리부재를 죽었습니다. 살아도 좋은 나무가 될 수 없었고요. 그래서 죽었던 모양입니다. 좋은 나무였기에 오랫동안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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