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생각을 기록하기 위해서 품격 있는 도구가 필요했다. 어쩌면 기록의 사치를 위해서인지 모른다.
2006년으로 기억한다. 신세계 본점에 들러 나를 위한 선물을 한답시고 그땐 상상할 수 있는 짓을 저질렀다.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만년필, 볼펜, 샤프 그리고 이것을 담을 파우치까지...
그리고 마음으로 이렇게 되뇌었다.
"값비싼 생각을 기록하기 위해서 품격 있는 도구가 필요해. 어쩌면 기록의 사치를 위해서 선 투자한 거야"라고...
방송작가랍시고 기록의 사치를 운운하며 품격 있는 도구를 찾았던 그 시절, 그때 품었던 만년필과 샤프, 볼펜
그리고 파우치는 내 소중한 기록물을 담당하며 동고동락하고 있다. 16년 동안...
사실 덕질은 그때 끝냈어야 했는데...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약 한 달 동안 만년필 다섯 자루와 볼펜 두 자루를 구입하며 블로깅에 열을 올리고 있으니...
한 달 전 신세계 경기점 몽블랑 매장에 볼펜을 AS하지 않았다면 큰돈을 지출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그 돈이었으면 가보고 싶었던 휴양지 산토리니가 있는 그리스에도 갈 수 있을 돈이었는데... 하는 후회도 해본다.
올 가을 카메라, 레오 톨스토이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만년필 두 자루와 백팩을 둘러매고
그리스와 스페인으로 배낭여행을 떠나고 싶다. 힘이 조금 남아 있다면 이웃나라 포르투갈도 괜찮을 테고...
이 정도는 해야 격에 맞는 게 아닐까?
값비싼 생각을 기록하기 위해 품격 있는 도구를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는 핑곗거리 말이다.
아직까지는 후회보다는 설렘이 더 크다. 해외여행은 쉽지 않겠지만 이웃나라 일본 정도는 가볼 수 있기에...
기차 여행하며 일본 풍경을 기록하는 일도 재밌을 듯싶다. 기록의 사치-,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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