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포레스트(Little Forest)

나의 이야기

2010년 맹해차장 7542 보이생차(普洱生茶)

heymryim 2021. 12. 12. 13:22

차(茶) 한 잔의 여유가 가져다준 것 중에 하나를 꼽으라면 행복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 모금의 목 넘김 만으로도 평온한 마음을 갖게 되니, 그 기분을 단어로 표현하라면 난 '행복'이라고 적습니다.

'가인 여차(佳人如茶)'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사람은 차를 닮았다는 뜻이죠.

단순히 차를 마시는 행위가 아닌 차를 통해 많은 것을 깨닫게 되는데요.

차를 마시며 차를 닮으면 대자연의 품으로 회귀하여 숲의 향기를 품은 사람,

나이가 들수록 더 부드럽고 겸손하고 품이 넓은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보이차의 표준이라고 할 수 있는 맹해차창의 7542입니다. 흔히 대익 7542 001로 다들 아시죠? 

2010년 첫 번째 생산된 보이 생차인데요. 광저우 아시안 게임이 있던 시기인 2010년, 그해 봄 첫 번째로 제작된 찹니다.

2010년도에 만들었으니까 벌써 11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보이 생차는 25년은 지나야 노차(老茶)가 되는데요.

11년은 햇차에서 노차로 익어가는 과정 중인데, 모차(毛茶, 차의 원재료)가 좋아서인지 11년 차의 맛도 나쁘지 않습니다.

찻물은 황금색으로 투명하고 윤기가 흐르며 쓰고 떫은맛은 거의 없고

한 모금만 마셔도 입 안 가득 달달한 단맛이 도는데요. 슴슴한 맛이긴 하지만

은은한 차향에 취하다보면 마치 숲의 온갖 들꽃 향기와 약초 향기가 하나 돼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 듭니다.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차 기운을 오롯이 담은 보이 생차 7542의 맛!,

처음 경험해보는 이 맛에 취해 모처럼 주말 오전이 행복해지는데요.

감미롭고 향기로운 은근한 차 맛! 오랫동안 저와 함께 해야 할 생차이기에 기분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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