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잊고 살던 취미가 있다. 일본 그림분 수집이 그것이다.
한 때 정말 많이 사모았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1억여 원 정도 컬렉션 한 거 같다.
용천(涌泉), 대조(大助), 웅산(雄山), 월향(月香), 일석(一石), 평안 향옹(平安香翁), 평안 동복사(平安東福寺), 하루요시(春嘉), 쿠타니 잇코(九谷一向. 구곡일향), 도취(陶翠), 쿄우호우 오구라 야마(京峰御蔵山. 어장산), 이찌 노구라 세키슈우(市之倉石州. 시지창석주) 등등...
그중 일부-, 용천, 월향, 웅산, 대조, 도취, 향산, 동복사 등은 나무 작품료로 대신했다.
아쉽게도 그 나무들의 대부분은 죽거나 살아남았어도 형편없는 모습을 띠었고,
결국 판매를 포기하고 돌 두 점과 바꿨다.
돌 두 점 해봐야 6백 정도 되려나...
아무튼 그렇게 나무와 인연을 끊은 후 자연스럽게 화분 수집과는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일본 옥션에 우연히 들어갔다가 결국 화분을 보게 됐고,
최근 다시금 비싼 그림 분을 컬렉션하고 있다.
그런데 화분을 구입하면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옥션에 입찰에 응하는 사람들의 면모를 보며 사기(詐欺)가 농후한 기분이 들은 것이다.
얼마나 돈이 많은 지 모르나 이들이 들러붙은 아이템은 가격이 수백에서 수천만 원에 이르니...
혹여 잘못해서 이들의 입찰에 응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
나의 경우도 용천(涌泉), 대조(大助), 웅산(雄山), 월향(月香) 화분(花盆)을 구입하면서
필요 이상의 돈을 지출했기 때문이다.
'최고의 작가'로 손꼽히기에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하나둘 수집하면서 "당했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으니...
품귀현상 탓에 당하고 있는데... 이제 그만해야지 하면서도 오늘도 넉 점을 구입했다.
제정신이라면 입찰하지 응하지 않았어야 했고, 또한 낙찰도 받지 말았어야 했는데... 어제오늘 또 미친 짓을 했으니...
드문드문 하나둘 나오는 명작에 내 지갑은 얇아지고 있고, 이제 마이너스 통장까지 털어먹고 있으니...
여기까지 하고 멈춰야겠다. 더하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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