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소확행"이라 말합니다. 새 옷에서 나는 냄새와 입었을 때 설렘에 익숙했던 제게 오래된 목물(木物)과 사기(沙器), 그리고 남한강에서 나온 산수경석(山水景石)까지 이제 내 방은 근사한 갤러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소확행이라 말하기에는 너무 사이즈가 큰지 모르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아주 작은 행복, 작은 평화가 느껴집니다. 모처럼 느끼는 행복에 구름 위를 걷는 기분입니다.
좋은 찻물을 우려내 6백년 전에 제작된 분청사기 한모금 찻잔으로 첫우물차를 마십니다. 2백년 전 경상도 소목장(小木匠)이 만든 반닫이에 다기세트를 올려놓고 사진놀이에 빠집니다. 남한강 돌도 올려놓구요. 사진작가가 된 것 같은 설레는 기분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오래된 목물 위에 올려놓아서 그런지 모두가 잘 어울립니다. 분청사기 호와 찻사발, 조선백자주병도 제짝을 만난 듯 환하게 웃는 것 같구요. 남한강 돌도 빛납니다. 왜 이런 멋진 경험을 이제야 찾은 걸까요? 나무에 미치지 않았다면 더 먼저 만났을 거고, 더 좋은 작품들을 많이 소장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과 함께 차 한 잔을 마십니다. 좋은 차 한 잔으로 불편한 마음이 씻겨 나갑니다. 그리고 작은 행복이 자리를 차지합니다. 오래된 목물(木物)이 가져다 준 작은 행복에 감사를 느끼며...
박물관 관장님이 "안방에서 쓰던 150년 된 육통 괴목 반닫이가 필요하시면 다음 번에 가져가씨요. 일전에 가져갔던 경상도 것은 중후하고 우아했다면 강진 반닫이는 단아합니다. 깨끗하구요." 하십니다. 그래서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응대했습니다. 오래된 목물(木物)이 가져다 준 작은 행복을 마음 것 느껴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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