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도 간절기에 보약을 먹는다. 특히 긴겨울을 보낸 후 봄철 체력과 능력을 채워주기 위해 보약 만한게 있을까!
나무도 사람과 똑같다. 휴면기를 보내고, 생명을 잉태하는 봄에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법... 보기 좋게 뻗은 줄기와 가지, 계절에 맞는 변화무쌍한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체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무에게도 일종의 보약 같은 것, 그것이 바로 거름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분재에 필요한 거름은 화학 거름 보다 덩어리 거름 같은 유기질이 좋다. 화학 거름은 그 속에 함유된 질소와 인산, 칼륨이 서로를 배척하는 성질이 있지만, 유기질 거름은 골고루 흡수되므로 특정 양분이 결핍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덩어리 거름을 사용하면 잎사귀, 열매, 줄기가 전체적으로 골고루 자랄 수 있다(분의 크기에 따라 수량을 정한다).
화학 거름, 즉 하이포넥스가 있는데, 뿌리에 직적 흡수되므로 너무 많이 자주 주면 안 된다. 물거름은 정해진 용법에 맞게 희석해서 주어야 한다(하이포넥스는 잎사귀에 분무기로 뿌리는 화학 비료).
* 거름 주는 시기
나무가 거름을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는 봄에서 여름... 성장에 힘이 많이 쏟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1년에 두 차례 거름을 준다면 4월과 5월, 8월과 9월을 택하도록 한다. 주기적으로 거름을 주면 나무의 성장이 좋아지고 잔가지도 잘 뻗는다.
* 나무 종류별 거름주기
- 송백분재
4월 상순 기온이 8도 이상이 되면 나무가 활동을 시작하는데, 이 시기 덩어리 거름을 놓아주면 된다.
작은 분재는 분의 네 귀퉁이에 띄엄띄엄 하나씩 놓고, 지름이 30cm 이상인 큰 분재는 네 구석에 4개에서 5개씩 놓는다. 거름이 지저분하게 흩어지지 않도록 스타킹에 넣어서 사용하는 것도 좋다.
덩어리 거름이 효과는 내는 기간은 두 달 내외. 시간이 지나면 거름이 흙 속으로 흡수되고 빛 바랜 껍질만 남는다. 11월 전까지 규칙적으로 줄 것. 또 솔잎이 약간 노랗게 변할 낌새가 보이면 곧바로 덩어리 거름을 주도록 한다.
- 낙엽분재
송백분재와 비슷하지만 특히 봄 거름이 중요하다. 4월에 덩어리 거름을 얹어줌으로써 나무가 싹을 틔우는 데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단, 여름 장마철에는 거름을 주지 않도록 한다.
- 꽃분재
꽃분재는 봄에 거름을 주지 않는다. 봄에 꽃이 피어 있는 기간 동안 거름을 주면 꽃이 금새 져버리기 때문이다. 반드시 꽃이 진 다음에 거름을 주어야 꽃을 오래 감상할 수 있다.
- 열매분재
열매가 완전히 맺히기 전까지는 거름을 주지 않는다. 열매가 나무가지에 단단히 맺히기 전에 거름을 주면, 애써 자란 열매가 떨어지고 만다. 열매가 가지 끝에 단단히 맺힌 다음에 줘야 한다.
*** 거름주기 주의점
첫째, 난생처음 내 손으로 구입해 키우던 나무가 갑자기 죽었다면? 물이 아니라 십중팔구 거름이 원인이다. 누구나 분재를 키우다 보면 어느 순간 욕심이 나기 시작한다. 빨리 자라는 게 보고 싶어 자기도 모르게 거름을 많이 주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한정된 분토에 너무 많은 거름을 주면 뿌리 속 수분이 탈수돼 뿌리가 말라버린다. 거름의 양은 적게, 자주 주는 게 좋다.
둘째, 겨울에는 거름을 주지 않는다. 거름은 그해에 나온 새 뿌리에서만 흡수할 수 있다. 뿌리가 생장을 멈추면 아무것도 흡수하지 못하므로 겨우루이 되어 생장이 멈춘 시기에는 거름을 줄 필요가 없다.
셋째, 실외에서 키우는 분재의 경우, 여름 장마철에는 거름을 걷어낸다. 빗물에 덩어리 거름이 다 흩어져 흙이 지저분해질 수 있고 무엇보다 부서진 거름 찌꺼기가 분토 속으로 스며들어가면 분재의 뿌리가 썩을 위험이 있다.
Tip 거름의 3대 요소 - 질소, 인산, 칼륨
거름의 3대 요소는 질소, 인산, 칼륨이다.
질소는 잎사귀와 줄기를 무성하게 하고, 인산은 새싹을 잘 나오게 하며 꽃이나 열매가 잘 달리게 해준다. 그리고 칼륨은 뿌리를 튼튼하게 만는다. 장마 때칼륨 거름을 주는 것은 나무의 입맛을 돋우는 것과 같다.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다. 지나지면 도리어 모자람만 못하다... 거름주기를 할 때 반드시 가슴 속에 새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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