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한 분야에서 치열하게 살았던 나... 단 1초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았던 살벌한 방송현장에서 생존을 위해 오직 앞만 보고 달려왔다. 똑같이 교육받고, 같은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항상 공은 엉뚱한 사람에게 돌아갔지만, 늘 그랬듯이 조력자 역할에 만족하며 살아왔다.
방송이 재미있어서 시작한 나의 직업 방송작가! 하지만 그 일도 해가 거듭되니 현장에서 점점 멀어져 간다. 감이 떨어졌다느니, 나이가 많아 함께 일하기 부담스럽다느니... 하는 이유로 퇴물취급을 당하고 있다.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수 없는 일... 비루하게 사느니 보람된 일을 찾는게 낫겠다 쉽어 법인회사를 창립해 만 2년 넘게 콘텐츠 개발에 힘쓰고 있다. 킬러 콘텐츠를 기획했지만 이것도 내 의도대로 되지 않고, 꽉 막힌 편도 1차선 도로처럼 답답하기만 하다. 긴호흡으로 가는 것에 익숙치 않은 탓에 잠시도 멈추는 것을 용서하지 못하는 모난 성격을 원망하며 산지도 이제 1년... 그 일년을 아파하며 긴긴 시간을 오직 내게 써보자고 시작한 게 바로 분재였다.
돌이켜 보면 45년 내삶이 허투루 살았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제 인생 2모작을 담대하게 시작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나름 화려했다고 자위하고 싶지만 결론은 얼룩졌던 지난 시간... 다행스러운 것은 좋은 스승을 만나 자연의 큰 가르침을 배우고 있다. 아직은 턱없이 부족하지만 스승님의 분재세계를 통해 게을렀던 나를 부지런한 나로, 거친 나를 섬세한 나로, 교만했던 나를 착실한 나로 만들어가고 있다. 오직 나를 중심으로 세상이 움직인다는 교만했던 내가 자연을 통해 그저 한 점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으니 분재라는 것이 얼마나 사람을 겸허하게 순화시키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나무를 생명처럼 의지하며 나무와 아침저녁으로 '대화'하며 깨달음을 얻은 스승님... 50년 한결 같은 생활을 통해 어린아이처럼 맑고 깨끗한 심성으로 못난 제자를 친자식처럼 보듬어주시고 있다. 스승님을 통해 어떻게 인생을 마주하고 인생을 이해하며 인생을 개변시킬 것인지를 배우고 싶은데 그 긴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가슴이 먹먹해진다.
생명의 소리가 들리는 내삶의 유토피아인 비밀정원에는 환한 햇살과 맑은 공기, 예쁜 새들이 노래하며 그런 나를 깨우고 있다. 오늘을 사는 이유가 바로 이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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