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아니라는 듯, 대수롭지 않다는 듯 동네 귀퉁이 마다 매화가, 목련이, 살구꽃이 터집니다. 뭐 이 정도면 필 때 됐잖아... 하얗게, 노랗게, 또 빨갛게 피어난 꽃들과 연초록 새싹들이 세상의 배경을 바꿉니다. 바라보기만 하야도 아드레날린이 강렬하게 솟아납니다. 우리가 봄을 좋아하고, 꽃을 좋아하는 건 그들이 보여준 용기 때문일 겁니다. 죽었다 살아난 것처럼 꽃과 잎이 나오는 걸 보면 살만하다는 기대를 갖게 되고요. 사는 게 어쩐지 정답과 점점 멀어지는 것 같은데도 숨통이 조금 트입니다. 자... 그게 뭐든 좋은 쪽으로 백 번도 더 다짐하게 만드는 봄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