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재래종 진백만 50여 그루가 있었다. 진백만큼은 대한민국 최고다라는 자부심에 행복했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 진백은 내게 큰 아픔을 안겨주었다. 50여 그루 중 소품 몇 그루만 내게 남았고, 나머지 큰 향나무들은 하늘로 올라갔다. 그래서 유난히 진백을 싫어했던 나... 가꾸기도 힘들고 손도 많이 타는 분목... 그러던 내게 멋진 사어천 진백이 나타났다. 30년 이상 분생활을 해서인지 엽성도 좋고, 무엇보다 건강미가 물씬 풍겼다. 인위적인 느낌은 강하지만 오랫동안 지켜보며 함께 하기엔 부족함이 없는 나무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