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우연히 본 다완이었습니다. 무안 승달산 가마에서 제작된 덤벙이었는데요.
천년 고찰 총지사 큰스님이 쓰셨던 찻사발이라 들었습니다.
차때와 물때, 그리고 손때까지 더해진 멋진 발(鉢)이었습니다. 보자마자 홀딱 반하게 됐고요.
입지름이 18cm였던 제가 찾고 있었던 다완이었는데요. 그러나 가격이 문제였습니다. 2천만원이 넘는 겁니다.
다완을 수집한지 만 3년 하고 2달이 지나고 있는데 이보다 더 좋은 잔을 일찍이 본 적이 없으니...
8개월 동안 고민을 하던 중 내가 소장하고 있는 철화다완을 비롯해 서너 점의 분청과 약간의 돈을 보태서
바꿔볼까 생각도 했습니다.
짧은 순간 오만가지 생각을 한 끝에 결론을 내렸습니다. "잊자"였습니다.
본디 내것이 아니었던 모양이죠. 세월이 좋아지면 그때도 안 팔리면 다시 한번 품어보기로 하고 잊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욕심을 버리면 마음이 편해져야 하는데 제 마음은 더 강렬해지고 있어요. 갖고 싶다!...
그런데 잊었더니 찾아왔습니다. 잠시 품어도 좋다고 허락을 해준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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