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좋아 시작한 盆生活(분생활), 이제 日常(일상)이 됐지만 마음 한켠에는 늘 아쉬움이 자리잡고 있어요. 그것은 더 좋은 나무를 만나고 싶고, 더 멋진 나무를 가꾸고 싶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好不好(호불호)도 있겠지만 보편적으로 훌륭한 나무를 만나야 오랫동안 가꿀 마음이 생기기 때문에 하나를 구입하더라도 좋은 것을 찾기 마련인데요. 늘 이런 마음가짐으로 각종 수종의 나무를 구입했지만 번번이 실패를 거듭했습니다. 그래서 늘 만족하지 못했구요.
그런데 오늘 비밀정원이 있는 서오릉 분재원을 찾아갔다가 좋은 소재를 만났습니다. 뿌리 부분도 좋고, 동물 형상을 띤 개성미 넘치는 수형도 한눈에 들어오고요.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 않아도 될 정도로 古木(고목)의 형상을 보여줘 잘 관리만 하면 내가 꿈꾸는 이상형의 감나무로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어 큰 돈을 들여 분양받았습니다.
세밀하게 관찰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근사한 재래종 산감소재, 올 여름만 잘 이겨내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분재목으로 가꾸고 싶은 욕심이 듭니다. 저도 그렇지만 한 공간에 계시는 名匠(명장)이신 스승님께서 잘 가꿔줄 것으로 믿기에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좋은 소재를 만나면 하루하루가 행복한 모양이에요. 한파가 물러나고 따뜻한 햇살이 그 자리에 들어서면 건강한 연록의 이파리가 제 마음을 설레게 하겠죠. 하루 빨리 생명을 잉태하는 봄날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