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하지 않은 고흥 귀얄 분청사기를 소장하게 됐습니다. 찌그러진 모습이 정겹습니다. 그래서 특별합니다. 때론 부족함이 온전한 것보다 더 아름다울 때가 있는데요. 아래의 귀얄 분청사기(粉靑沙器)를 본 후 다시 한번 깨닫게 됐습니다. 가로 20cm, 높이 10cm, 굽지름 5cm 크기로 밥을 담는 발(鉢)의 쓰임새로 만들어진 고흥 귀얄 분청사기(粉靑沙器)인 듯 싶습니다. 온전했다면 제 눈에 들어왔을까요? 아니 들어왔다고 해도 가격에 놀라 선택하기 어려웠을지 모릅니다. 정말이지 멋진 귀얄분청입니다. 마치 잘 그려진 추상화 같습니다.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보는 대로 이해하면 된다는 사기장의 큰 울림이 내 마음에 자리하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몇 번의 붓질로 완성된 사기장의 필력이 다완(茶碗)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