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웠던 60년대 그 시절, 집 뒤에 있던 조그마한 야산은 나의 정원이자 놀이터였다. 수업이 끝나면 약속이나 하듯 친구들이 하나둘 모여 동네산은 우리들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울려퍼지는 신나는 놀이공간이었다. 특히 이 산에는 산딸기도 있어고, 머루니, 밤이니, 산감 등이 있어 우리의 훌륭한 간식이자 먹거리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어느 순간부터 감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어찌보면 난 감나무와 함께 자랐으며, 이 감나무를 통해 꿈을 키워갔는지 모른다. 어린 시절 나의 그림일기장에는 "오늘은 친구들과 감나무에서 놀았다. 이 나무가 좋은 이유는 맛있는 감을 따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새와 나에게 달콤함을 주는 이 나무가 참 좋다. 내일도 따먹어야지"라는 글귀를 보며 환한 웃음이 절로 나온다.
개구쟁이였던 어린 시절, 내게 달콤한 추억을 준 산감나무, 이 나무는 내게 꿈을 키워준 고마운 수종이다. 그래서 이 나무에 집착하는 것인지 모른다. 아무튼 십여 그루를 소장하고 있는 산감나무들과 오랫동안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 가꾸면서 산감의 매력에 빠져보고 싶다. 또한 달달한 열매도 맛보며 지나간 유년 시절의 아름다운 시간들도 추억해보고 싶다.
크고 작은 산감나물들... 이 나무를 통해 샘영의 존엄함과 자연에 순응하는 겸손함을 배우고 싶다. 그래서 내 공간에 있는 나무들은 나의 꿈을 키워주는 참으로 고마운 존재란 점을 강조하고 싶다.
* 나를 긴장시켰던 4간 중품 산감. 이젠 제대로 힘받고 가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 이제 곧 빨간 단풍이 들턴데... 산감처럼 아름다운 단풍은 흔치 않다.
* 수고 35cm의 문인 수형의 소품 산감. 키는 작지만 세월의 흐름은 나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곡도 좋고, 수피도 좋고
* 내년엔 주렁주렁 감을 달 듯 싶다. 작년에 서너 개 달았는데... 그 맛도 좋았는데... 맛은 내년으로 미루며...
* 볼수록 예쁜 소품 산감... 곱게 단풍이 들면 다시 올릴 것을 약속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