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포레스트(Little Forest)

목공예

다탁(茶卓) 쓰임새의 제주 조록이 안반(案盤)

heymryim 2024. 7. 16. 21:24

 투박한 모양새에서 제주만의 멋과 맛이 보입니다.

제주에서는 아래의 고재를 '조록이'라고 부릅니다. 이름 참 정겹죠. '조록이'...

작은 조롱이 달리는 나무라고 해서 조록이 됐습니다.

떡을 칠 때 쓰는 나무판을 안반(案盤) 또는 병안(餠案)이라 불렀는데요. 도마를 닮았습니다.

그래서 큰 도마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제가 안반을 선택한 이유는 다탁(茶卓) 쓰임새로

이 보다 더 좋은 고재는 없을 듯싶어 찾았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주 수석관 관장님이 '사오기 안반'이라며 몇 장의 사진을 보내주셨습니다.

패이고 깎인 모습에서 세월이 보였습니다.

시간이 정지된 것 같기도 하고...

켜켜이 쌓인 먼지와 세월의 때가 더해진 쿰쿰한 냄새에서 그리움이 그려집니다.

세월의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 있는데요.

좀이 남긴 흔적은 흡사 아름다운 예술품을 감상하는 기분을 들게 합니다.

그리고 제주 조록이만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무늬 역시 특별하죠. 

나무의 무늬결이 살아 있어 세월이 지날수록 멋스러움이 느껴지는데

아래의 조록이 안반이 그렇습니다.

상처가 많은 나무에서 아름다운 무늬를 남긴다고 하던데...

정겨운 이름 '조록이 안반(案盤)'에서 그것을 찾습니다.

먼 길을 다녀왔지만 멋진 작품을 품었기에 한나절의 피로도 씻은 듯이 사라졌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즐거운 과정이 기다려집니다.

꼼꼼하게 윤기가 나도록 닦습니다.

나뭇결과 옹이, 옹이 갈라짐과 눌림 자국은

나무가 살아온 삶이 고단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나무의 무늬와 질감이 오롯이 있어 더 고풍스러운데요.

부러질지언정 휘지 않는다는 조록이 나무...

그래서 더 특별한 대접을 받는다고 합니다.

제주 한라산의 바람소리, 새소리가 머물고 있는 조록이 안반...

삶이 고단할 때 차 한 잔 하며 마음을 단단하게 잡아보려 합니다.

조록이 안반(案盤)이 내게 위안과 기쁨을 줍니다. 그래서 일요일이 즐겁습니다.

그리고 제주가 참 좋습니다. 크기는 90*37*17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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