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포레스트(Little Forest)

나의 이야기

나무가 그리울 때...

heymryim 2020. 7. 27. 10:21

9년 넘게 크고 작은 나무를 가꿨습니다.

그 나무가 보고 싶어 하루가 멀다 하고 나무를 맡긴 곳에 찾아갔었죠.

매일 반복된 일상이었지만 그 시간이 참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사람과의 갈등이 시작되면서 그 나무가 짐이 됐습니다.

살아 있는 생명체이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어요.

그리고 나무와 멀리할 수록 사람과의 관계도 악화일로를 걷게 됐습니다.

그렇게 나무는 저와 조금씩 멀어져갔습니다.

그리고 사람하고의 관계도 멀어져갔습니다.

참 어리석었습니다.

적당히 하면 고단하지 않았을 텐데...

이렇게 후회할 일도 없었을 텐데...

조금만 약았더라면 손해도 크지 않았을 텐데...

달콤한 말에 넘어가 돈과 시간을 낭비했습니다.

감정소비가 굉장히 컸고요.

나무와 손을 뗀 지 오늘로 한 달이 됩니다.

큰돈 들여 산 나무를 고작 돌 2점과 바꿨습니다.

가꿀 공간만 있었다면 그런 멍청한 짓을 하지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또 시간이 지나면 어떤 후회를 할까요?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는데 말입니다.

새로운 달이 교차하는 한주의 시작인 월요일 아침...

오늘도 마음속에 사과나무 한그루를 심고 싶어 깊은 고민에 빠집니다.

 

p.s. 나무가 그리우면 지난 상순 한라산 정상에서 만난 나무를 봅니다. 대리만족을 하기 위해서요.

조금의 도움은 되는 듯싶습니다. 이제 나의 비밀정원을 산으로 옮겨야 할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