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 작은 소사로 꾸며진 소사숲

지난 10일 동안 내 머리 속에는 소사로 가득 찼다. 취미인의 소사를 구입하고 싶었는데 취미인의 변심에 마음의 상처가 컸다. 팔려고 내논 소재를 내가 산다고 하니 비싼 가격을 줘도 안 판다고 하는 바람에 깊은 상처와 배신감을 느꼈다. 다른 사람에게는 싸게 팔겠다고 하던 사람이 왜 내가 산다고 하니 변심한걸까?...

 요사이 분갈이 탓에 소재를 구입하지 못하는 스승님께 계속해서 소사를 구해달라고 매시간 징징거렸는데... 결국 "꿩대신 닭이다" 하시며 절대 안 팔겠다고 했던 소품 소사를 내주셨다. 5cm에서 15cm 크기의 모아심기 소재(군식). 평소 내거라며 절대 팔아선 안 된다고 다짐했지만, 사실 스승님께서는 내게도 팔 생각이 없었다. 열흘 동안 소사타령을 하니... 결국 오늘 "그래 내가 졌다. 너 때문에 난 제대로 된 나무 하나 키울 수 없구나" 하시면서 착한 가격에 분양해주셨다.

 볼수록 탐났던 소사소재... 작은 소재를 키우려고 얼마나 노력했을까?... 크고 작은 나무를 보기 좋게 꾸며 놓은 합식을 보고 매일 침을 흘렸는데... 결국 내품에 안겼다. 생명예술의 아름다움에 취해 몇 시간을 지켜보고 내일을 기약하며 집으로 향하며... 다시 한 번 스승님께 감사의 인사를 블로그에 남긴다.

 한민족을 상징하는 하얀피의 소사!... 이끼 때문에 고유의 백색미는 흐릿하지만 토요일 일찍 비밀정원을 찾아 칫솔로 깨끗하게 손질할 생각을 하니 잠이 오지 않을 것 같다.

 분재는 기르는 사람이나 감상하는 사람의 마음을 모두 아름답게 완성하는 '인격예술'이라고 하던데... 20개의 작은 소사로 꾸며진 이 녀석을 오랫동안 잘 키우며... 멋진 작품으로 만들어야겠다.

 

* 아래의 소사 대신해 군식(모아심기)으로 구성된 소품 소사 구입

 

* 원래 이 소사에 필이 꽂혔는데... 분양이 불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