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사리 주목?
표피가 일부 죽어도 사는 나무들, 그 중에서도 주목만큼 특별할 수 있을까? 주목은 나무 중의 왕자, 까다로운 선비 중의 선비라고 할 수 있다.
나무 키우는 사람들은 대부분 주목을 한두 주 갖고 싶어하는데, 주목은 살아서 천년을 가고 죽어서 천년을 간다고 말할 정도로 죽은 부분이 강한 나무이다. 다시 말해 죽은 부분이 잘 썩지 않는다. 죽은 부분을 그대로 지니고 살아가는 만큼 주목은 생명력이 강하다.
그래서 주목을 분재로 기를 때는 이러한 특성을 살려 살아 있는 부분과 죽은 부분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자연에 가깝고 아름답게 조각을 해주면 좋다. 그리고 가지는 나무가 지닌 능력에 따라 수형을 잡아 길들여주면 된다. 그러나 주목의 명목은 쉽게 구할 수가 없다. 값도 제법 나간다.
나무의 왕자라고 할 만한 주목이라고 해서 모두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분재목으로는 어떤 특징, 이를 테면 곡이 있고 매력적인 부분이 있어야 좋다.
그렇게 본다면 내가 갖고 있는 현애 주목은 참으로 특별한 주목이랄 수 있다. 선의 흐름이 자연스러우며, 사람의 손이 타지 않은 죽은 사리가 시선을 고정시킨다. 볼 때마다 신비로운 현애 주목, 산꼭대기에서 견딜 수없는 환경에서 스스로 생명을 지켜왔기에 생명의 경외감 마저 느껴진다.
인공의 냄새가 전혀 없는 현애 주목... 스승님과 나는 매일 이 나무를 바라보며, 내년 겨울을 기다린다. 지금의 모습을 최대한 살리면서 더 멋진 주목으로 재탄생하는 그 순간을 위해 더 집중하고 있다.
천년 사리가 매력적인 현애 주목... 나의 비밀정원을 지키는 나무, 그게 바로 주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