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적 감상가치가 있는 돌붙임 나무
제가 모시고 있는 스승님은 예술적 가치관이 탁월한 분이다. 분재경력만 50여 년... 강산이 다섯 번 바뀌었지만 제 스승은 항상 공부하고 계신다. 물론 분재원을 경영하고 계시지만, 특별히 영업에 신경쓰지 않는다. 새벽 일찍 일어나 나무를 보시는 즐거움에 빠져 50년을 하루처럼 보내고 계신다.
못난 제자의 모난 성격마저 둥글게 해주시려는 배려에 나무와 인생을 배우기에 오늘 하루도 짧게 느껴진다. 본인은 아직도 멀었다고 하시지만 제자의 눈으로 보기에는 '명장'의 아우라가 충분히 보인다.
"요즘 분재계에 10년 한 사람이 박사처럼 행동한다. 그러니 넌 절대 나대지 마라. 짧은 시간이지만 너와 함께 한 시간이 벌써 1년이 넘었다. 한참 자랑하고 싶겠지만, 그 욕망을 이겨내지 못하면 너도 박사처럼 행동하며, 많은 사람의 눈을 흐리게 할 것이며, 귀를 멀게 할 거야. 그저 나랑 나무얘기며, 인생얘기며, 예술얘기를 하며, 즐겁게 자연을 즐기자"...
늘 좋은 말씀 감사하다며... 오늘 스승님께 새로운 제안을 했다. 절대로 나대지 않을 테니.. 스승님께서 3년 전에 충북 괴산돌을 사오셔서 만든 돌붙임 나무를 달라고 졸랐다. 그리고 스승님의 표정을 살펴본다. "이 녀석아 갖고 싶으면 가져라. 내가 만든 거 나 죽으면 네가 잘 관리해. 그거면 족해"라고...
그러고 보니 난 참 복을 타고 난 사람이다. 좋은 스승을 만나 한 곳에서 좋은 나무도 보고, 갖을 수 있고... 조르면 뭐든 해주시는 스승님... 계사년 올해는 건강하시고, 제 나무 잘 부탁드립니다.
*봄과 여름의 화사한 사진이 아닌 최근 사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