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청자(粉靑瓷)

웅천 분청자 다완(熊川粉靑瓷茶椀)

heymryim 2024. 7. 16. 21:08

높이 6.2cm, 입지름 16.2~17cm, 밑지름 5.8cm 크기의

웅천 분청자 다완(熊川粉靑瓷茶椀)이다.

15세기에 제작된 분청사기(粉靑沙器)로 이도다완의 고장답게 사기장의 미감이 두드러진다.

좌우가 비대칭이다. 높이의 변화를 통해 또 다른 감상의 즐거움을 주고 있다.

크기도, 작지도 않은 크기의 분청사기 다완(粉靑沙器茶椀)이다.

하나 정도 소장하고 싶었던 진주의 옛 고을 도요지에서 나온 웅천(熊川) 말이다.

덤벙이 기법으로 제작된 사발이다.

하지만 두껍게 시유돼 하얗게 흘러내린 백분장이 눈 내린 웅천의 겨울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웅천의 모래가 섞인 사토의 질감이 다완 여기저기에서 느껴진다.

거친 질감이 주는 투박함은 "역시 웅천 사발답다"는 탄사를 절로 나오게 한다.

무뚝뚝한 경상남도 사내의 손길에서 아름다운 겨울 풍경을 확인하고 있다.

유광과 무광이 주는 묘한 감흥은 내게 특별함을 준다.

사기장의 손을 빌려 만들어진 자연의 오묘함이 담겨 있으니 말이다.

내면과 외면의 황홀한 색감은 단연 으뜸이다. 

명암을 통한 색의 조화는 훌륭한 그림 몇 점을 감상하는 기분이다.

사기장이 무심하게 그려낸 겨울 풍경을 담은 이 다완을 하루 종일 만지작거리다가 찻물을 내렸다.

황차를 머금은 사발의 조용한 변화는 눈부셨다. 따뜻했다.

꽉 찬 가을을 찻물에 우려내 마시는 호사는 언제나 즐겁다. 행복한 기분을 준다.

내게 허락한 삶이 얼마인지는 모르나 내게 주어진 시간 동안  이 다완과 동고동락을 하려 한다.

그러기에 충분한 쓸모가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