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봄향기 가득한 말차(抹茶)

heymryim 2021. 3. 19. 09:30

남녘땅 보성에서 온 말차(抹茶)를 찾아 김해 백자에 담았다.

 귀한 찻사발이다.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짙은 흔적(실금)이 남았지만 오랜 시간 함께해야 하기에 금수리를 했다.

그리고 틈틈이 말차 잔 쓰임새로 나와 함께 하고 있다.

차선을 빠르게 움직여 거품을 일으키는 행위를 흔히 '격불(擊拂)'이라 하는데 이 잔과 참으로 잘 어울린다.

맑은 샘물이 나오는 우물 형태를 띤 김해 백자에 봄 향기 가득한 말차를 넣고 습관처럼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긴다.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차를 마신다.

쌉싸름한 맛이 입안 가득 전해지는데, 그 풍미가 봄향기와 같다. 싸한 맛에 남녘의 흙냄새도 전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이 맛이 말차(抹茶)인가?... 아직도 모르겠다. 아니 멀었다고 해야 맞는 표현인 것 같다. 그래도 이 시간이 있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