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고흥 운대리 덤벙이에 말차(抹茶)를...

heymryim 2020. 7. 20. 00:21

최근 구입한 고흥 운대리 분청사기 덤벙이에 말차(抹茶)를 담았습니다.

깨지고, 패인 대접입니다. 실금도 있고요.

입지름은 18cm, 높이는 8cm, 밑지름은 7cm 크기로 잘 만들어진 찻사발입니다. 흔히 '다완(茶椀)'으로 불리고 있죠.

이 작은 찻잔을 구하기 위해 참으로 먼길을 내 집처럼 다녀오곤 합니다.

차(茶)를 사랑한 초의선사도 아닌데 난 왜 이리 찻잔에 열광을 할까요?

아주 귀한 유물(遺物)이기에 구입 후 눈으로 감상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처음으로 이 기물(器物)에 말차를 담아봤습니다.

차시로 한 스푼을 덤벙이 찻잔에 담아 차선으로 백여 차례 휘저었습니다.

말차(抹茶)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런 행위를 '격불(擊拂)'이라 말합니다.

네, 그런 과정을 통해 거품이 일어나면 말차(抹茶)가 완성됩니다.

그리고 마시면 되는 거죠.

자... 왜 이 잔에 차를 마셨을까요?

맞습니다. 덤벙이 잔에 찻물을 담으면 멋진 그림이 그려지거든요.

그래서 찻물을 담았습니다.

세월이 만든 얼룩이 물에 닿으니 바로 그림이 완성됩니다.

더 가까워져야 할 찻잔입니다.

볼수록 맘에 드는 운대리 분청사기 덤벙이 다완(茶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