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말차(末茶)에 입문한 다인(茶人)

heymryim 2020. 2. 19. 11:07

지난 주말 말차(末茶)를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인터넷으로 보성 지역에서 제작한 말차(末茶) 300g을 주문했어요.

어젭니다(2.18). 휴대폰에 보성 말차(末茶)가 도착했다는 택배기사님의 문자에 얼마나 가슴 설레었던지...

같은 날 주문했던 차선(차를 섞는 찻솔)과 차시(녹차가루를 덜어내는 대나무 스푼)도 왔다는 알림 문자에 얼마나 좋던지^^

저녁 먹기 전에 도착한 택배를 언박싱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여동생으로부터 선물 받은 만능 전기포트에 넉넉히 물을 담아 차맛에 딱 맞는 온도죠-,

80도로 세팅해 끓였습니다.

그리고 보성 말차(末茶)를 보성덤벙이에 담았습니다.

진한 녹색가루에 50cc의 물을 넣고 차선으로 휘젓었습니다. 그저 남들이 하는 것을 흉내 낸 것이죠.

처음엔 실패... 그렇지만 찻물을 버릴 순 없잖아요. 마셔보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짙은 풀 맛이 났습니다. 인상이 찌푸려질 정도로 맛이 이상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차시로 말차를 한 숟가락 떠서 덤벙이에 넣었습니다.

열심히 1분 정도 휘저었더니 평소 인터넷 사진으로 봤던 말차(末茶)가 완성됐습니다.

따뜻한 온기를 손으로 느끼며 한 모금 마셔봤습니다.

처음보다는 훨씬 좋았습니다. 짙은 풍미(風味)를 음미하며 "이 맛이 말차(末茶) 구나" 싶었습니다.

그렇게 몇 차례 마시며 느낀 점...

오늘 도착한 300g 정도 마셔봐야 제대로 된 말차 문화에 익숙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갈길이 멀지만 경험치가 쌓이다 보면 다도인(茶道人)에 가까워질 겁니다. 과연 말차(末茶)와 사랑할 수 있을까요?

 

* 차를 마시기 위한 준비물-, 5백 년 나이의 보성 덤벙이를 꺼냈습니다. 비싼 다완(茶椀)인데...

 

* 차시로 두 스푼 담았습니다. 맛이 어떨까요?

 

* 남들 하는 거 다 따라 해 봅니다.

 

* 왜 나는 남들처럼 안 될까요? 거품이 안 일어납니다. 진한 풀맛 대실망...

 

* 두 번째 차선으로 열심히 휘저은 결과... 거품이 일어납니다. 하트가 생겼습니다. 맛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 이렇게 보성 선운 말차라고 대놓고 PR해도 단 1원도 안 깎아줍니다. 그래도 드러내 놓고 프로모션 합니다.

 

* 말끔하게 비웠습니다. 생각처럼 좋지 않았지만...

 

* 세 번째 찻솔로 1분 조금 넘게 휘저었더니 거품이 일어납니다. 맛이 궁금했어요. 그런데 말입니다.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 맛에 다인(茶人)이 풍류를 즐기며 마셨던 모양입니다.

 

* 워낙 보성 지역 녹차를 좋아해서 말차(末茶)도 보성표를 선택했습니다.

기회가 되면 일본 말차(末茶)도 구입해 음미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