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분청자(寶城粉靑瓷) 덤벙이 다완(茶椀)
제가 소장한 다완 중 하나가 아래의 보성 도촌리에서 제작된 덤벙이입니다.
보성 덤벙이가 좋은 이유, 몇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보성 덤벙이를 오래 사용하게 되면 그릇 표면에 찻물이 배어들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릇 색깔이 점점 다르게 변하고,
그것이 또 다른 물에 닿으면 기존에 들어간 물이 풀어지면서 경치가 되고요.
그릇이 살아 움직이는 것이죠.
이렇게 이 그릇은 사용자가 사용하면서 완성시키는 도자기인 겁니다.
사용하면서 1년, 2년, 10년, 20년이 흘러야만 진정한 명품으로 변하는 것이 덤벙인데,
그 귀한 덤벙이가 6백 년이 됐으니 명품이란 칭송을 들을 만하지 않습니까?
15세기에 제작된 그 귀한 보성(寶城) 분청자(寶城粉靑瓷) 덤벙이를 집에 데리고 왔습니다.
높이 8~8.5cm, 입지름 14~14.5cm, 밑지름 5.8cm 크기인데요
세월이 이기지 못해 실금이 간 것은 옻칠과 금칠로 수리해 지금의 모습이 됐습니다.
투박하면서 면도 소박한 조형미에서 보성 덤벙이 만의 미감(美感)을 봅니다.
일본인들은 보성 분청자(寶城粉靑瓷) 덤벙이 다완(茶椀)을
'보성분인(寶城粉引)'이라 쓰고 '호조 고비끼'라고 읽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호조 고비끼'라고 부연 설명하는데-,
기왕이면 고운 우리말로 쓰고 말했으면 좋겠습니다.
'보성 덤벙이'라고...
p.s.
한 때 저도 '보성분인'과 '호조 고비끼'라고 제목과 머리말을 달기도 했는데 바로 잡으려 합니다.
언제부턴가 이 말이 수학 공식처럼 자리 잡았는데,
올바른 표현방식으로 우리 조상이 남긴 유물에 진정한 가치를 부여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