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산방(壽石山房)

과유불급(過猶不及)

heymryim 2018. 8. 13. 23:11

 나이 오십이 넘으면 하늘의 뜻을 안다고 해서 '지천명(天命)'이라 했습니다. 그

런데 저는 하늘의 뜻을 알 나이에 사람의 겉모습에 빠져 매번 손해를 봅니다.

멀리 무안 분재를 갖고 내려가 간 쓸개 다 빼줬는데도 사기를 당하고,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고, 그리고 또 한 번 사람을 믿고 1년 넘게 올인했는데, 또 사람에게 큰 실망을 하게 됐고,

결국 내가 그토록 좋아했던 나무와 분재를 다 내려놓게 됐습니다.

 모든 사물(事物)이 정도(程度)를 지나치면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뜻의 과유불급(過猶不及)이 가슴에 와 닿는 요즘입니다.

지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적절한 상태를 유지했다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도 해보지만 결국 인간사가 다 그렇죠.

욕심이 과하면 부모와 자식의 관계도 무너지기 마련이잖아요. 그래서 그분과의 관계가 일순간에 무너진 모양입니다.

 어쩌면 잘 된 일인지도 몰라요. 그렇게 숨기는 그분의 마음을 매번 지켜보는 것도 힘들 테니...

그런 까닭에 그분에게 구입했던 나무를 3분의 1 가격으로 내던질 용기가 생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좋은 돌(수석.壽石)과 찬란한 우리 문화유산으로 채울 수 있게 돼 그 또한 기쁜 일이 아닌가 싶구요.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이라 했습니다. 이젠 이런 마음가짐으로 사람에게 올인하지 않으려 합니다. 적당한 관계를 유지하며 제가 하고 싶은 취미생활을 누리려고요.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주관을 갖고 취미를 하려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흔들림 없이 해 버려고요. 인생 뭐 있습니까?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아주 재밌게 살면 그만인 것을...

그것을 좋은 돌(수석.壽石)과 아름다운 우리의 골동품에서 찾으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