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백분재

전신성형으로 팔자가 바뀐 향나무

heymryim 2013. 2. 21. 12:36

 작년 가을까지 내 나무였던 팔자가 쎈 조선향나무 대품... 비싸게 구입했지만 볼수록 매력이 없어 고민 끝에 스승님께 양도했다. 사실 스승님께서는 지금의 대변신을 알고 계셨지만, 나는 후에 이렇게 변신을 할지 전혀 알지도, 예측도 못했다. 충분한 설명을 들었지만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반신반의했고, 결국 스승님 품으로 이 녀석을 보냈다.

 그리고 몇 개월 후인 지난 1월 하순... 일찍 오라는 호출을 받고 비밀정원을 방문했고, 바로 개작에 들어갔다. 교육의 필요성을 아시고, 나를 부르신 모양인데, 내 눈 앞에서 벌어진, 아니 믿기지 않는 모습을 바라보며...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취미인에게 이런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다. 치부를 보여주는 것 같고, 몹쓸 나무를 깨작깨작거리는 것 같아 어지간하면 안 보여주려 했는데, 제자니까... 이런 과정도 수업의 일부라 생각하고 보거라"라며... 몇 가지의 수술도구로 뚝딱 20만에 1차 개작을 단행했다. 나무의 게으른 부분을 손봐 일부 곡을 줬을 뿐인데, 나무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기무라 마사히코의 개작시연을 근대분재란 책자로 확인했지, 내 눈으로 보지 못했는데, 그런 모습을 직적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놀라웠다.

 내년 겨울 2차 작업을 하면 이 나무의 그림이 완성된다고 하시는 스승님... "나무가 이렇게 변할 수 있는 거야. 변하면 나무의 가격도 많이 올라가겠지. 하지만 이건 분명히 알아야지. 태생이 안 좋았던 것을 알면 항상 찜찜하다. 그래서 완성된 좋은 나무를 갖고 있어야지. 이런 나무를 갖고 있으면 모두가 힘들어지는 법이야. 하는 사람도, 소유하는 사람도 숨겨야겠지."

 내 손에서 벗어난 후 확 달라진 모습의 조선 향나무... 내년 겨울에 스승님의 그린 나무로 완성될 것 같아... 살짝 후회하고 있다.

 

*2011년 늦가을 본인 소재였던 향나무

 

* 2013년 1월 하순 첫 개작후 180도 달라진 모습(내년 겨울이면 완성될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