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어천 진백 Vs 조선향나무
사어천 진백 Vs 조선향나무란 타이틀로 정하니 묘한 기분이 든다. 국가 대 국가의 대결구도가 되는 듯 하다.
아래의 사진을 비교해보면 사어천 진백과 우리나라 고유의 진백의 매력이 확연히 드러난다.
첫째, 엽성의 차이가 분명하다. 사어천의 경우 연한 연두빛깔이라면, 우리 진백의 경우 진한 연두빛깔을 띤다. 한마디로 정의하면 강렬한 한민족의 정기와 기품이 흐른다.
둘째, 자연스럽다. 우리 조선향나무는 척박한 환경을 이겨내기 위해 누워서 자란다. 그래서 눈향나무란 이름으로 환경에 순응하며 아름다운 곡선미를 보여준다. 반대로 사어천의 경우는 자연스럽기 보다는 인위적이면서도 작위적인 느낌이 강렬하다. 일본 진백 개작의 달인 목촌정언표 나무 같다는 느낌...
셋째, 말로 설명하기 힘든 묘한 뉘앙스가 느껴진다. 바꿔 말하면 우리진백은 호방함과 유연한 반면, 사어천 진백은 섬세하다. 하지만 공간미 즉, 여백의 미를 찾아볼 수 없어 우리의 것이 자연스럽고 정이 간다. 일본 진백은 빡빡한 느낌으로 볼수록 질린다.
넷째, 향기에서 차이. 우리의 진백은 짙으면서도 그윽한 향내음을 뿜어낸다. 사언천의 경우는 얕은 향내로 그 깊이에서 차이가 난다. 또한 기주 진백의 경우는 목질부에서 향나무 특유의 향내가 거의 없다. 왜 향나무란 이름을 가졌는지 알 수 없을 정도다.
다섯째, 삶과 죽음의 경계가 우리의 것과 일본 것은 다른 느낌을 준다. 우리의 것은 의연함과 비장함이 느껴지는 반면, 일본의 것은 가볍다는 느낌이 든다. 수관부의 붉은 부분은 더욱 차이가 난다.
이상 다섯 가지의 차이점으로 미루어 볼 때 왜 조선향나무란 이름이 붙여졌는지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조선향나무는 민족의 강인함과 역동성, 공간미, 자연미, 여기에 유연함마저 갖춰 함께 할수록 정이 가는 소중한 나무란 점이다.
* 30년 넘게 분생활한 사어천 진백으로 일본에서 수입한 것을 구입. 많이 손을 봐야할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사어천 진백
* 수고 10cm도 안 되는 소품이지만 조선향나무의 위엄이 강렬한 소재. 밑동둘레가 무려 25cm 이상의 눈향나무
* 엽성이 시원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우리 진백
유려한 선의 미의 자연스러운 곡선미, 전혀 손안댄 우리 진백(중품)
p.s
화려함에 눈이 끌려 made in japan을 선호하는 분재인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우리의 자연스러운 점을 좋아하는 분재인도 있다. 뭐가 좋다 나쁘다라고 단정짓고 싶지는 않다. 정답은 없으니까! 어쩌면 우리가 바라는 이상적인 수형은 자연에서 찾을 수 없다. 단지 인간의 관상미를 만족을 위해 인위적인 파괴가 있을 뿐... 어떤 것이 더 아름다운지... 그것은 우리의 몫이다.